[마법같은 일이 일어난다면] 네가 너무 그리워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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소희의 장례식은 소박하게 치러졌다.

괜한 관심을 원치 않았던 유족 분들의 뜻이었다.

넓은 장례식장엔 사람 4~5명만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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"죄송하지만 지현 씨도..."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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나도 장례식에 참석할 수 없었다.

그저 장례식장 밖에서 앉아있는 것만이 허락됐다.

괜찮았다. 이해할 수 있었다.​

오히려 소희의 죽음의 원인인 날 쫓아내지 않은 것 만으로도 감사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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​"소희야! 연소희, 이게 다 뭐야!"​​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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​소희 또래의 여자아이가 찾아왔다.

울기는 얼마나 울고 급하긴 얼마나 급했는지, 얼굴도 옷차림도 엉망이었다.​​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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"세상에, 하윤이니?"

"아주머니! 소희 사진이 왜 저깄어요? 소희가 왜 죽... 흐어엉!"

"하윤아..."​​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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​​​​​​기억났다.

소희가 그렇게 말했던 강하윤이란 친구였다.

소꿉친구여서 그런지 소희의 부모님과도 가까운 사이로 보였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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"저기요."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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정신 차리고 보니 강하윤이 어느새 내 앞에 와 있었다.

 

"네?"

"당신, 이지현 맞죠? 소희 담당이었던 사람이요."

 

아.

 

"네, 맞아요."

 

말이 끝나기 무섭게 강하윤은 내 어깨를 붙잡았다.​​​​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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"네, 맞아요? 대체 뭐가 그렇게 당당해요?"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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"아, 아뇨 그게..."​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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"당신 때문이야! 당신 때문에...!"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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강하윤이 날 어떻게 보고 있을까. 소희의 가족들은?

무서워서 차마 얼굴을 들 수가 없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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"당장 나가요! 나가라고!" ​​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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퍽!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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강하윤이 날 밀쳤다.

힘이 그리 세진 않았지만, 저항하고 싶지도 않았고 그럴 힘도 없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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쿠당탕!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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나는 큰 소리를 내며 넘어졌다.

아팠다.​

너무 아파서 눈물이 나왔다.

내가 운다는 사실조차 너무 부끄러웠다.

​숨을 쉴 때마다 그들에게 죄를 짓는 기분이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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"으흑... 죄송해요... 저, 정말  죄송해요..."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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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날, 장례식장의 모두가 땅바닥에 주저앉아 눈물을 흘렸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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